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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이선균' 배우를 추모하며, 한국 언론을 돌아보자

by 웅헤헤 2023. 12. 30.

나의 아저씨 '이선균' 배우를 추모하며, 우리나라 언론을 그냥 일반인 관점으로 돌아보고 싶다. 왜냐고? 그냥 내 블로그니까. 누구 한 명은 이런 글을 남겨도 좋은 거 아닐까?

2018년 4월, 매년 새로운 과제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 나는 과제  리더를 맡고 있었다. 4월이 다 되어가도 새로운 과제를 열지 못해, 상사로부터 엄청난 시달림을 받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이때 '나의 아저씨'를 보게 되었다. 

매회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이 삶이 무거운 이지안을 향한 것인지, 무력한 중년의 박동훈 때문인지, 현실의 나를 향한 것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나의 아저씨'를 보는 날이면 늘 소주와 함께였다. '배우 이선균'은 그렇게 선한 인상과 내 삶이 투영된 것 같은 연기로 나에게 각인되었다.

배우 이선균은 2023년 12월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 오스카에서 대상을 받는 영화의 주인공, '나의 아저씨'와 같은 인생드라마의 주인공의 끝은 허무하기 그지없었다. 

그가 마약 혐의가 있다는 검찰, 경찰의 발표가 있었다. 언론들은 하이에나 마냥 달려들었다. 좀 더 강하게, 좀 더 자극적으로 포탈 상단에는 배우 이선균의 마약 관련 제목이 넘쳐났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한국 포털의 기사를 잘 보지 않는다. 긴급으로 올라오는 속보를 간단히 확인할 뿐이다. 의미 있는 기사는 대부분 'BBC 코리아'를 이용한다.

한국 언론은 권력을 휘두를 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세우고, 권력에 눈치를 볼 때는 취재 윤리를 문제 삼고 독자들을 나무란다.

포털 제목만 보고 있으면, 내가 쓰레기더미에 갇혀 사는 것 같아 답답하다. 아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뉴스를 접하는 사람을 고려하지도 않고, 대상이 되는 사람을 배려하지도 않는다. 이번 사태만 보더라도, 한국 언론이 얼마나 야비하고 더러운지 기사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배우 이선균 관련 마약 혐의 관련 기사는 총 1만 건 가량 검색이 된다고 한다.(네이버). 그 숫자도 놀랄 만 하지만 그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무속인이 나와 이선균의 사주팔자와 마약을 말하는 기사, 가족들의 근황을 속속들이 전하는 기사,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양 보도하는 기사까지.

이선균 배우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제목도 대부분의 우리 언론은

"마약 혐의로 수사받던 이선균 스스로 목숨 끊어" 정도의 제목이 대부분이었다.

"오스카상을 받은 한국의 배우 이선균 스스로 생을 마감하다"는 외국 언론의 보도 제목이었다. 물론 기사 내용에는 마약혐의도 내용도 나온다. 

죄를 감춰 달라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수사가 완료되어 죄가 확인될 때까지는 죄를 묻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무죄추정의 원칙' 아닌가? 왜 언론만 예외가 되는가?

오늘 뉴스는 언론은 검, 경찰 책임을, 경찰은 언론 책임으로 이유를 돌리는 모양새다. 둘 다 웃긴다. 

 

"죄가 없으면 참으면 되지 왜 자살을 해"

라는 말은 꿈도 꾸지 말아라.

사람은 인간의 존엄과 품격이 무너지면 스스로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존재다. 그걸 잘 모른다면 동물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날이 우울해서, 지금의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너무 마음이 무거워서 분노의 글을 남긴다.

 

이선균 배우를 추모하며... 

 

나의 아저씨, 이선균 배우, 영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