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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자전거 생활/자전거 라이딩 후기

서울 서남부 30km 라이딩 코스 (광명-안양-시흥-부천-서울)

by 웅헤헤 2023. 6. 17.

서울 서남부(구로, 금천, 광명)는 한강과 안양천을 제외하곤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 좋은 공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찾아보면 또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주말 아침 일찍 평소 좋아하던 코스를 라이딩하고 돌아왔는데 서울 서남부권에 사는 라이더들에게 비교적 좋은 코스 같아서 추천하고자 한다.

광명순환코스
광명코스

1. 서울-광명, 목감천, 안양천 구간

  코스의 시작은 안양천이다. (목감천에서 시작해도 좋다) 안앙천에서 안양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난 13년간 열심히 다닌 사무실이 있는 가산 디지털 단지역을 지난다. 만감이 교차한다. 참 힘든 점도 많았고 즐거운 점도 많았는데… 아련한 기억의 파편의 붙잡고 감상에 젖을 때쯤 금천구를 빠르게 빠져나간다. 금천구에 속한 안양천 주변 공원 관리는 무척 잘 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속도를 조금 내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금천구를 빠져나가면, 자전거 도로 중에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안양 쪽 자전거 도로를 만난다. 자전거 도로 폭이 편도 기준 1m 남짓으로 매우 좁아 자전거들이 서로 부딪힐 수 있다. 게다가 산책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 정말 최악의 도로 상태다. 속도를 60% 수준으로 낮추고(상대적으로 금천구가 참 좋다) 최대한 조심하며 통과한다. 안양입구를 지나다 보면 도로 오른편으로 아주 큰 골프연습장이 보이는데, 여기부터 일반 공도로 주행을 해야 한다.
안양에서 광명 방향으로 일반 공도에 접어든다. 좌-우에 공장들이 즐비해서 비교적 큰 차들이 드나든다. 그래서인지 평일보다는 주말이 차도 더 없고 한가하다.
조금만 달리면 광명역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고 그대로 쭉 직진하면 이 코스에 있는 첫 번째 업힐을 만난다.

 

 

안양천-광명구간사진
안양천구간, 우측상부에 보이는 골프장 앞으로 나가야 한다

2. 첫 번째 업힐, 시흥-광명-부천 구간  

길이는 500m 미만, 획득고도는 얼마 안 된 지만 짧게 업힐 연습을 하기에 딱 좋은 거리와 높이다.  기어를 아우터에 걸고 최대한 파워를 내본다. 450Watt 나 같은 개미파워도 견딜 만큼 거리가 짧아서 다행이다.
언덕을 넘어 바로 안서초등학교 방향으로 길을 꺾어 광명 쪽으로 접어든다. 여기가 사실 이 코스의 메인이다. 아니 메인이었었다. 서울 바로 옆이지만 너무나 평화로운 분위기, 드문드문 보이는 나지막한 주택들, 옆으로 보이는 논이며, 밭이며, 가을녁 해질 때 이곳 공도는 너무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래서 여길 지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개발의 바람은 이곳도 피해 가지 못했다. 광명 뉴타운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은 후에 하나 둘 주변 공사가 많아지더니, 오늘 아침에 보니 도로옆에 대부분의 민가가 철거되었다. 도로도 공사로 파해쳐지고 논과 밭도 없어졌다. 개발이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꼭 필요하겠지만 가끔은 예전 것들이 더 고맙고 소중할 때가 있는데, 여기가 딱 그런 곳이라 생각되었다. 많이 아쉽다. 이제 이 코스를 타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그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여, 광명 동굴 입구를 지나, 나 자막 한 언덕을 넘어 목감천 지류로 접어든다. 여기부터는 그래블 코스다. 덜컹거리는 그래블코스를 1km 남짓 달리면, 광명에서 부천으로 이어지는 공도가 다시 나온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큰 차가 많기에, 평일보다는 주말을 추천한다. 역시 주말에는 공사차량이 거의 없다.

첫번째-업힐
첫번째 업힐

 

 

3. 부천-서울 구간

광명에서 부천을 가기 위해 두 번째 업힐을 넘는다. 첫 번째 업힐보다 더 짧다. 좌측으로는 괴림저수지가 펼쳐진다. 신나게 다운힐을 하고 다운힐 끝자락에서 부천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최근에 형성된 부천 옥길지구다, 부천스타필드가 보이기 시작하고 가벼운 업힐을 넘어 광명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1% 다운힐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쭉쭉 달린다. 에어로한 자세도 취해보고 선수가 된 것처럼 멋도 내보면서 제법 길게 달리면 부천-광명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다시 만나게 되고, 그 입구에 남부하수처리장이 있다. 앞서 간단하게 리뷰한 곳이기도 한다.
하수처리장을 지나면 다시 광명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광명이라는 간판이 보이자마자 서울로 바로 지역이 바뀐다. 부천-광명-서울이 만나는 곳이다. 그렇게 서울로 접어들고, 목감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면 다시 안양천을 만나게 되며, 오늘의 라이딩을 마치게 된다.

두번째-업힐
두번째 업힐

 

이 코스를 좋아했던 건 광명역 주변의 목가적이고 한적한 공도가 있어 약간의 힐링이 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본격적인 업힐은 아니지만 다리를 충분히 풀만한 낮은 업힐도 하나 있어, 자도 주행이 싫증 날 때, 한 번씩 타기 좋았기 때문이다. 오늘 주행을 하며 그 좋았던 도로가 생각보다 일찍 개발이 되기 시작하면서 공사 중인 현장으로 바뀌어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도로가 아직은 살아 있으니, 그래도 한적하게 라이딩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없어지기 전에 많이 많이 이영해 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