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이하여 가볼 곳을 고민하다 전라도 담양을 거쳐 내륙을 가로질러 수안보 온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수안보는 고려시대부터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하던데, 이번여행은 여행의 기쁨보다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매우 짧지만 간단한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수안보, 시들해진 관광 명소. 80년대 관광명소
어릴 때 가족여행이 흔하지 않던 그 시절, 엄마, 아빠들은 주변 친구분들과 수안보 여행을 다녀온다고 우리를 앞집 친구네 집에 하루 봐달라고 하고 1박 2일씩 놀러 갔다 오곤 했던 그런 곳이었다. 어른들이 자주 가는 온천여행지였던 것이다. 2023년 찾은 수안보는 그런 명성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었다. 온천욕을 하는 몇몇 호텔(?)을 제외하곤 별다른 인프라가 없다시피 했다. 게다가 그 호텔들도 이미 시설이 너무 낡아서 깨끗하고 편리한 요즈음의 다른 지역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없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수안보에 가장 큰 호텔은 "수안보파크호텔", "THE조선호텔수안보" , 두 군데가 가장 유명한데 사실 지난 2016년 '수안보파크호텔'은 이미 다녀온 경험이 있어 이번에 'THE 조선호텔수안보'를 방문하였다. 시설, 조식, 온천상태, 친절도 등 모든 면에서 '수안보파크호텔'이 그 둘 중에는 더 우수했다. 두 군데 다 온천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파크호텔 쪽이 훨씬 크고 깨끗했으며 노천탕까지 가지고 있어 그나마 여행온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 숙박한 조선호텔은 온천장도 조식도 친절도도 너무 실망스러웠다. 유일한 장점은 깨끗하게 수리한 카드기가 되는 '도어록' 정도...
부족한 인프라, 사람들
인기가 뜸해진 관광지여서 그런지 관광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의 친절도도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일단 식당이 마땅한 곳이 없었다. 주변에 '꿩요리'가 특산품인지 온통 '꿩' 요릿집이었지만 가족들이 간단하게 먹고 갈만한 일반 식당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경험 삼아 먹어본 꿩요리는 닭과 다르게 좀 더 부드러운 식감에 맛이 있었지만 그 돈을 내며 꼭 먹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사람이 없어서 인프라가 낙후한 것인지, 낙후한 인프라에 사람이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많이 아쉬웠다. 그나마 수안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물탕공원 족욕장'이 유명하고 좋은 시설이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운행을 중지해 버려서 그 마저 이용할 수 없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많은 실망감을 느낀 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커피를 한 잔 사서 수안보를 떠나려 했다.
그리고 사고
불의의 사고는 한순간에 찾아온다고 했던가, 커피를 사서 수안보를 빠져나가려던 찰나, 좌측에서 도로로 집인하던 차에 의해 제법 큰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가족여행을 한 순간에 망쳐버리게 되어 맘이 아팠다. 애써 괜찮다고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보험을 불러 처리하고 예상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수안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래저래 아쉬운 가족여행이었다. 내가 다시 수안보를 갈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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