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에어컨을 연구한 지도 18년이 되어갑니다. 물론 나보다 훌륭한 엔지니어들이 대한민국에는 넘쳐나지만 감히, 감히 제가 순수하게 소비자 관점에서 여름철에 에어컨을 선택, 사용하는 꿀팁을 한 번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그래도 리마인드 하는 차원에서 봐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존대를 하려니... 어떤 분이 블로그에 온통 반말이라 버릇이 없어 보인다고 하셔서 바꿔보려 합니다. 중간중간 반말과 존댓말이 왔다 갔다 해도 이해해 주세요)
1. 에어컨 선택.
각 제조사가 에어컨을 만들 때, 냉방 용량은 KS 규격에서 정한 단위면적당 열량으로 계산하여 만들게 됩니다. (몰라도 됩니다.) 약 1 m2 당 123W를 기준으로 합니다 (평균입니다. 딴지 사절)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알기에는 조금 복잡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저희 집을 기준으로 말해 보겠습니다. 저희 집은 25평에, 거실 면적은 5평 정도 됩니다. (약 18m2, 18*123W) 그러면 거실 기준으로 약 2.2kW 용량을 사면 되는 것이냐? 절대 아닙니다.! 거실 면적말고 집 전체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하고, 가능하다면 전체 면적보다 조금 더 용량이 큰 제품을 추천합니다. 이유는 집에는 다양한 열을 발생하는 기기들이 존재하고, (이를 냉방부하 라고 합니다.) 대부분 동-남 향인 우리나라의 주택 특성상 햇빛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의 에어컨은 25평을 구매하였습니다. 용량이 조금 큰 에어컨이 유리한 점은 또 있습니다. 에어컨의 심장이라고 일컫는 인버터 컴프레서들이 대부분은 낮은 운전영역에서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25평 집 기준으로 약간 큰 용량인 25 평형을 구매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운전 전 준비 사항.
에어컨은 뜨거운 집안 공기를 흡입하여 차갑게 만들어 차가운 공기를 실내기로 토출 합니다. 집안 공기를 흡입해서 토출 하므로 필터에는 집안에서 흡입한 각종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다가 다시 가동할 때는 제조사에서 말하는 '프리필터'를 꼭 세척하는 것이 깨끗한 공기와 냉방 효율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나 의외로 건드리지 않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꼭! 프리필터를 세척하고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제조사에 따라 세척이 가능한 필터를 2중 3중으로 설치한 경우도 있습니다. 매뉴얼을 참고하셔서 매뉴얼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필터를 세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능하다면 프리필터는 자주 세척해도 좋습니다.
3. 운전 시 전기요금 절약하는 방법
컴프레서라는 에어컨의 핵심 부품이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입니다. 요즈음 대부분 인버터 컴프레서를 사용하는데 인버터의 특징은 외기 부하에 따라 운전 속도를 가변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설정 온도에 따라서 컴프레서가 얼마나 일을 할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냉방이 많이 필요 없을 때는 적게 돌고, 냉방이 많이 필요하면 많이 돌게 됩니다. 이런 컴프레서에 초기 전기를 공급하고 스위치를 'on' 할 때 가장 많은 전기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앞의 이야기와 함께 생각해 보면, 냉방하는 시간 동안 에어컨을 끄지 않는 것이 자주 on/off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간혹 옛날 에어컨처럼 냉방이 필요 없는 경우 자주 끄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운전을 하면 그냥 계속 켜 놓는 것 대비 전기를 더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끄지 말아야 하느냐, 정해진 시간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1시간 이상 연속 동작을 해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1시간이라고 말을 한 이유는 더 동작시켜도 괜찮으나 매뉴얼에서 1시간마다 환기를 시켜주라고 권장하기 때문입니다. 환기를 위한 것이고 전기 사용량과는 무관합니다.
4. 이용후에 관리하는 방법
에어컨은 상대습도가 높은 차가운 공기를 외부로 토출 하는 기기입니다. '상대습도'라는 표현을 썼는데 물리적인 의미는 생략하겠습니다. 어찌 되었건 '축축하고 차가운' 공기를 내뿜는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확하게 곰팡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사용 후에는 반드시 30분 정도 송풍 상태로 운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송풍은 말 그대로 공기만 흘려보내는 상태로, 선풍기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송풍운전을 통해 내부 부품들을 건조해주고 곰팡이가 서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간혹 탈취제나 기타 약품을 내부 '열교환기'에 뿌리시는 분들이 있던데,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또 화학 약품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기본은 송풍을 통해 말리는 것입니다. 기본을 하시고, 이후 선택적으로 약품을 사용해도 해야 합니다.(개인적으로 저는 화학약품을 안 좋아해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5. 우리 집 에어컨은 시원하지 않아요
잘 사용하던 에어컨이 갑자기 시원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설치점이나 AS 센터에 전화를 하면 '냉매가 없네요, 냉매를 다시 넣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짜 냉매가 없을 수 도 있습니다만,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실외기 주변에 막히는 물건이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실외기 주변 반경 1m는 막히는 것이 없이 통풍이 잘 되어야 합니다. 요즈음은 실외기 실이 별도로 있는 아파트들이 많은데, 이때 실외기실과 연결되는 외부 창문, 혹은 루버, 블라인드 등이 닫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실외기실만 잘 관리해도 냉방이 약해지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는다면 1) 필요 냉방량 보다 에어컨 용량이 적은 경우 2) 진짜 냉매가 세는 경우 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평수대비 약간 큰 제품을 구매하라라는 이유가 1)의 경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근본적인 해결은 에어컨을 바꾸거나 추가 설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어렵다면 선풍기와 함께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냉매가 세는 경우에는 AS를 요청해야 합니다. 냉매 추가 충전(업자들은 ‘봉입’ 이란 표현을 합니다)할 때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서비스기사에게 요청하여 배관 연결부 냉매 누설 검사를 진행하고 필요시 제작업합니다. 이때 배관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배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하면 일단 바가지를 의심하여야 합니다. 진짜 배관이 망가진 것인지 꼼꼼하게 확인이 필여합니다. 배관은 비싸거든요.
둘째, 냉매를 충전하기 전 반드시 진공을 잡아달라고 해야 합니다. 진공을 잡는다는 것은 에어컨에 노란색과 붉은색, 파란색 고무호스를 연결하고 진공펌프를 이용하여 적어도 한 시간, 적어도 한 시간 동작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일부 설치 기사분들이 진공을 아예 잡지 않거나 실외기 배관 연결부에 스위치 같은 부분을 ‘치이익’ 소리 나게 누른 후 진공을 잡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 에어 퍼지를 한 것이지 진공을 잡은 게 아닙니다. 요즘 기사 분들은 소명을 다해 열심히 일하시기에 이런 경우가 거의 없을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에어컨 구매 및 사용에 대한 다 알고 있지만 그래서 꿀팁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사항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는 에어컨 연구를 업으로 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내용이 없었지만 중간중간 기억이 나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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